갤러리 포도나무에서는 전시 「목소리, 꽃을 피우다」를 기획 초대합니다. 이번 전시는 2020년 2월에 시작한 <프로젝트 딕테>의 결과물로 이 프로젝트는 참여자들이 차학경의 『딕테』를 읽고, 이를 매개로 각자의 이야기를 “쓰고 말하는” 데 그 목적이 있습니다. 『딕테』(어문각, 2004)는 재미 미술가 차학경(Theresa Hak Kyung Cha, 1951-1982)의 유작이자 그의 이름을 세계적으로 알린 예술작품이고 지금까지도 미국 각 대학에서 다양한 연구수업교재로 사용하면서 활발하게 연구가 진행되는 실험적인 문학작품입니다. 차학경은 『딕테』를 통해 이산자로서 자신에게 탑재된 모국어와 문화가 급격하게 새로운 언어와 문화로 바뀌는 경험을 ‘언어적 추방’으로 성찰합니다. 그리고 사회적으로 주변화된 사람들(subalterns)이 “말하는 여자”(DISEUSE)로 전환할 것을 적극적으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이번 전시에 안향희(독일, 스투트가르트), 정기현(파주), 정광희(광주), 호어스트 바우어(Horst Baur, 뮌헨, 창샤)가 작가로서 참여해 책의 키워드와 차학경의 작업을 자신의 경험에 교차시킨 작품을 선보이며, 연구자로는 전남대 철학과의 강한, 김서라, 박의연, 정현주 및 말레이시아의 장민화(張敏華, 사회학)가 참여해 언어의 일방성과 소외, 구조적 고통을 탐구하는 글을 썼습니다. 한편 북디자이너 황기훈(서울)은 작가의 작업 사진과 연구자들의 글에 픽토그라피적 일관성을 특징으로 하는 좌표를 부여하여 한 권의 책으로 설계했습니다. 따라서 「목소리, 꽃을 피우다」는 『딕테』와 차학경으로부터 파생된 네 명의 예술가 작업을 보여주는 2년여에 걸친 프로젝트의 결과물이며, 이들 작업사진과 연구자들의 에세이가 편집된 독립출판물, 『목소리의 지형도』를 함께 소개합니다. 또한 12월2일(목), 저녁 7시부터 9시까지 진행되는 콜로키움 「목소리의 지형도」에서는 연구자들이 『딕테』의 의미를 탐색하는 논의를 발표하고 토론합니다.철학적 에세이들이 『딕테』의 받아쓰기로서 언어의 일방적 성격과 그 소외적 양상에 주목한다면 다른 참여자들은 『딕테』와 차학경이라는 키워드에서 비롯한 자신의 경험을 구체화하거나 페미사이드에 대한 문제의식을 불러냅니다. 나아가 독립출판물 『목소리의 지형도』가 다양한 의미의 네트워크에 좌표를 부여하며 하나의 일관성으로 묶어내고 있어서 차이에서 비롯한 『딕테』 독해의 겹겹의 밀도가 그 자체로 드러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모든 목소리가 저마다의 꽃을 피우는 때를 꿈꿉니다. 그리고 『딕테』의 관객으로 초대받아 이 책을 진지하게 읽고, 말하는 여자의 옆자리에 앉아 그의 이야기를 귀기울여 듣습니다. 그러면서 그 이야기가 내 자신의 경험이 되도록, 각인이 되도록, 마음을 다해 존재적 닮기를 시도하지요. 말하는 여자가 다시금 출현하는 일은 이러한 경청을 통해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전시는 차학경의 『딕테』를 이야기합니다. 언어적 소외를 진단하고 돌봄의 모성성을 살피는 읽기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목소리, 꽃을 피우다To Voice, Blossom In The Silence聲音,在沉默中綻放 차학경의 『딕테』를 읽다.https://project-dictee.tumblr.com/ 프로젝트 딕테 아카이브를 확인하세요! 전시 장면 정기현 작업 노트 Aller/Retour - 베껴쓰기석고, 한지위에 먹, 곰팡이35 x 50 x 80cm2021Aller/Retour (가기/돌아가기)시낭송 동영상 - 모리 아트 미술관AllerMfeg213min.2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