족보도 없는 스타일
안향희
https://annhyanghee.tumblr.com/
안향희 드로잉전
2023. 3. 1 - 3. 25
갤러리 포도나무 초대전
한 발 앞으로 내딛는 새봄입니다. 갤러리 포도나무에서는 독일 슈튜트가르트에서 활동하는 안향희 작가의 드로잉전, <족보도 없는 스타일>을 개최합니다. 안향희 작가는 지난해 가연지소 레지던시에 기획자이자 아티스트로서 참여했고 3개월간의 레지던시의 결과물로서 드로잉 작업을 선보입니다. 전시장 벽면을 꽉 채운 패널에 단순히 흑백의 테이프를 사용한 선들의 집합은 얼핏 아이들의 낙서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안향희 작가의 치밀한 설계와 구획에 힘입어 화면은 그 자체로 역동적인 흐름과 생동하는 기운을 뿜어내는 심미적 경험의 영역을 구성해냅니다. 드로잉이라는데 난데 없는 공업용 테이프가 등장하듯이 제목 <족보도 없는 스타일>의 의미는 기존의 틀에 얽매이지 않고 거침없이 직관적으로 경계를 넘나드는 안향희 작가의 예술가적 기질과 연결되어 있습니다.삼가며 봄의 첫자락에 서서 기운생동하는 힘을 표출하는 안향희 드로잉의 세계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갤러리 포도나무.
"족보도 없는 스타일" 개인전을 위한 작업 메모
특정 사물을 재현하겠다는 얘기가 아니다.
내가 느끼는 감동을 옮기는 일이다.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이란 명제 아래에서 경험하는 단순한 감동.
선을 기본 소재로 두고, 내가 미리 정해놓은 규칙에 따라,
표현에 균형감각을 유지하며 화면을 채워나가는 드로잉이다.
선을 화면에 표현하기에 정해진 재료는 없다.
연필도, 공업용 테이프도, 붓도 색을 낼 수 있는 것들이라면,
모두 표현을 위한 재료로 가능하다.
드로잉 앞에서 30초만 가만히 서서 감상하다보면
단순한 것들이 집합이 되어
화면 안에서 만들어 낸 힘과 리듬감을 체험할 수도 있을 것이다.
- 안향희-